동해 북평장의 참맛 ‘말린 가오리’, 국내여행,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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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북평장의 참맛 ‘말린 가오리’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은 엄마 손 붙잡고 재래시장에 가본 일이 있을 것이다. 그런 추억을 지닌 이들에게 재래시장은 대형마트와는 사뭇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어릴 적 기억에 재래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 아니었다. 특히 오일마다 한 번 서는 오일장은 더욱 그랬다. 며칠 동안 얼굴을 보지 못한 이웃의 소식이나 안부를 묻기도 했고, 약장수의 무용담을 들으며 신기해하던 기억도 있다. 카트에 담은 물건의 바코드를 읽혀 값을 치르는 것이 아니라 흥정을 해가며 기어이 덤을 얻어 가고야 마는, 넘치는 인정과 인간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속도와 편리함에 밀려 많은 재래시장이 사라져 가고 있는 상황에서 오래 전 그 모습을 간직한 전통시장을 찾아보기란 더욱 어렵다. 그럼에도 굳건히 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전통시장이 몇 있으니 동해 북평장이 그중 하나다.

                    
                

200년 동안 자리를 지켜온 ‘동해 북평장’

 
  • 동해 북평장은 조선 정조 때부터 이어져왔으며, 근래에는 민속주막을 재현해 전통시장의 활기를 그대로 담고있다.

강원 동해시 북평동에 있는 북평장은 전국 3대 전통시장 중 하나로, 강원도에서는 규모가 가장 크며 역사만 해도 200년이 넘는 유서 깊은 장터다. 1963년 발행된 삼척읍지인 <진주지>에 보면 '정조 20년(1796년), 북평장은 매월 3, 8, 13, 18, 23, 28일의 여섯 번 장이 열리는데 장세를 받았다'고 기록돼 있는데, 지금도 매월 3일과 8일 들어가는 날에는 오일장이 들어선다.
 
북평장이 열리는 북평동은 동해항과 묵호항 인근에 위치해 있다. 이 때문에 북평장에는 늘 신선하고 질 좋은 수산물이 풍부했다. 북평장은 수산물 외에도 소를 파는 우시장과 삼베를 팔던 장으로도 유명했으며, 태백과 정선 등지에서 올라온 산나물과 약초를 파는 것으로도 이름이 나 있었다. 지금으로 치면 없는 것이 없는 종합 마트였던 셈이다. 영동지방에서 가장 큰 장이었던 북평장은 지금도 여전히 활력과 인정이 넘치는 장터로 남아 있다.
 
한편, 북평장에 가면 머리가 희끗해진 노인들이 북평장을 가리켜 ‘뒷두르장’이라고 부르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는 ‘뒤쪽의 평야’라는 뜻으로 예부터 쓰여 오던 우리말이다. 북평 장터 인근의 지명은 뒷드르, 딋드루, 딋드리 등 여러 가지로 불렸는데, 삼척의 북쪽 들판 가운데에 있다고 하여 북평 또는 후평이라 불리기도 했다. 
 

 

북평장의 명물, 어물전과 가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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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평장에 가면 가오리를 말리고 있는 풍경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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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린 가오리를 활용해 만드는 가오리찜은 맛과 영양이 좋아 별미로 인기가 높다. 

북평장은 북평파출소가 있는 북평삼거리에서 남쪽으로 약 600m의 거리를 따라 펼쳐진다. 또 북평초등학교 방향으로 난 골목을 따라서도 노점상이 줄짓는다. 이렇게 총 800여 개의 매대가 인근에 들어서면 순식간에 북적거리는 장터가 된다. 북평장에서 판매하는 물건들은 매우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활기가 넘치는 곳은 아무래도 어물전이다. 인근 항구에서 갓 잡혀온 오징어, 가자미, 곰치 등을 싼 값에 구매할 수 있다.
 
이중 가오리는 북평장의 명물이다. 시장 곳곳에서 가오리를 말리고 있는 풍경을 쉽게 마주할 수 있다. 홍어의 사촌이라 불리는 가오리는 지역에 따라서는 간재미라 부르기도 한다. 톡 쏘는 특유의 향과 맛 때문에 마니아층에 특히 인기가 높다. 가오리에는 수분이 많고 단백질이 풍부하며 칼로리가 적기 때문에 다이어트에도 많이 사용된다. 또 가오리의 살과 간에는 고도의 불포화 지방산이 풍부하여 어린이의 성장 발육 및 성인병 예방에도 효능이 있다.
 
말린 가오리를 이용해 만든 음식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가오리찜이다. 가오리찜을 만들 때에는 가오리의 내장을 빼고 소금물에 씻은 뒤 하루 이틀 동안 햇볕에서 꾸덕꾸덕하게 말린 가오리를 쓰면 좋다. 이 가오리를 손질하여 말린 뒤 양념장에 하루 재웠다가 다시 찌면 가오리 찜이 된다. 양념은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며 보통 다진 마늘, 참기름, 간장, 소금 등이 들어간다. 넉넉한 인심과 영양 좋은 가오리를 동시에 맛보고 싶다면 동해의 북평장으로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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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재래시장에서의 소소한 추억을 떠올리며 북평장을 돌아보는 건 어떨까요? 북평장에 간다면 맛 좋고 영양 좋은 가오리도 놓치지 마세요!

트래블투데이 엄은솔 취재기자

발행2015년 07월 02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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